쭈글이 수박페페 부활시키기

인스타그램에서 크고 따글따글한 수박페페의 귀여운 모습을 보고 반해서 들인 나의 첫 수박페페는 꽤 충격적인 모습이었어요. 아무리 인터넷에서 실물을 못보고 구입했지만 이런 녀석을 보내줄 줄이야.

그래도 살아있는 생명을 내다버릴 수도 없고 예뻐질 때까지 최선을 다해보기로 했답니다. 처음엔 햇빛이 부족한가 싶어서 햇빛 쨍쨍나는 야외에 내다놔 보기도 하고, 물이 부족한가 싶어서 물도 자주 줘보기도 했는데 그 쭈글쭈글한 모습은 쉽게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았어요.

이러다 내 첫 수박이가 그대로 죽어버리는건 아닐까 싶어 보험이를 만들기도 도전했지요.

그나마 멀쩡해 보이는 수박페페 이파리를 몇 개 떼서 칼로 반을 잘라줍니다. 줄기가 달린 쪽은 줄기쪽이 아래쪽으로 가도록, 잎 끝쪽은 잎맥이 흙 속에 들어가도록 해서 질석에 꽂아두었어요. 질석이 마르지 않도록 자주 분무기를 뿌려주면서 한참을 기다리기 시작했죠. 수박페페는 번식하는데 오래걸린다고 해서 마음을 비웠는데 생각보다는 빨리 뿌랭이가 나오기 시작하더니 귀여운 새잎들이 뽀글뽀글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반으로 자른 수박페페 잎들이 모두 한마리가 되었죠! 갑자기 수박페페 부자됨 ㅋㅋ

쭈글이 수박페페에서 탄생한 귀여운 2세들입니다. 이파리들이 어느정도 자랐을 때는 화분에 각자 정식해줬어요. 이제 제법 어른이 티가 나기 시작하죠?

첫 사진에서 봤던 그 쭈글이들은 이제 쭈글이 티를 벗고 매끈매끈한 수박페페가 되었어요.
이쯤에서 쭈글쭈글 수박페페를 어떻게 살려냈는지 얘기해볼께요.

처음에는 햇빛이 부족한가 싶어서 햇빛 잘 받는 야외에 내놓아보기도 하구요, 물이 부족한가 싶어서 물도 자주 줘봤어요. 그런데 전혀 변화가 없더라고요. 그러다 식물이 모여있는 방에 습도가 50~60%가 항상 유지되는 것을 보고 혹시 습도가 문제인가 싶어서 식물방에 놔둬봤어요!

네! 사실은 습도가 문제였나봐요. 식물들이 좋아하는 습도 높은 방에서 햇빛도 잘받는 장소에 놔뒀더니 점점 예뻐지기 시작하는거에요. 쭈글쭈글함이 펴진건 습도 덕이 높은 것 같고 잎이 풍성해진건 햇빛 덕이 아닌가 싶어요.

사실 처음엔 못생긴 수박페페 모습이 넘 속상해서 걍 예쁜 수박페페를 다시 사고싶은 마음도 굴뚝같았는데요. 역시 식물은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엔 다시 살아나는가봐요.
이제 잎이 진짜 수박만한 크고 탐스러운 수박페페를 키워보는게 목표네요.
우리나라 기후에서도 가능한 일인건가 싶지만요! 🙂